베이즈(Bayes)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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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ald J. Wonnacott & Thomas H. Wonnacott. 1985. Introductory Statistics, 4th ed.

1986년 가을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Columbia)에서 사회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첫 학기에 전공 필수 과목 중 하나로 ‘사회통계학 입문’을 수강했다.  그 과목을 강의했던 밀러 맥퍼슨(J. Miller McPherson) 교수는 학기 초반에 조건부 확률을 가르치면서 베이즈 공리(Bayes Theorem)를 잠깐 소개했다. 나는 그가 수업 시간에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여러분이 미래에 베이즈 분석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여기서 잠시 그 원리를 설명하고 교재의 마지막 부분, 제19장과 제20장에 있는 베이즈 추론과 베이즈 의사결정이론은 수업에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맥퍼슨 교수와 그의 부인인 Lynn Smith-Lovin 교수는 상당히 우수한 사회학자였다. 그는 나중에 코넬대학교와 아리조나 대학교 교수를 거쳐서 듀크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부인과 함께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했다. 요즈음 인기가 좋은 분야인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 분석 전문가인 그는 특히 계량적 방법에 뛰어났다. 그런 그가 30년 전 베이즈 접근과 분석이 지닌 시대적 잠재성을 깨닫지 못했고, 덕분에 베이즈 공리와 분석은 나의 시야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그런데 나는 환갑 나이에 베이즈를 다시 공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베이즈를 공부하지 않는다면 나는 새로운 시대의 수많은 학문적 연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사회과학도로 남을 것이다.

다행히 금년 한 해 연구년을 보내는 덕분에 차분하게 베이즈를 공부하고 있다. 더구나 베이즈 분석을 컴퓨터로 실행하기 위해 파이썬(Python)이라는 컴퓨터 언어를 함께 배우고 있다. 어느 하나를 새로 시작해도 익히기 쉽지 않겠지만 다행히 전산과학을 전공하는 막내가 파이썬 학습을 거들어 주니 그럭저럭 공부할 만하다.

베이즈 분석은 내가 젊은 시절 배우고 평생 동안 사용한 통계학 접근과 참으로 다르다. 무엇보다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는데 그 점에 적응이 어려웠다. 이제 베이즈적 사고가 점점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파이썬의 구조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어느덧 한 고비를 넘은 것 같다. 좀 더 박차를 가하자(2016/02/14).

미래를 얘기할 때

시나리오
연말이 되니 여느 때처럼 미래 전망이 쏟아져 나온다. 거기에는 사려깊은 분석과 예측도 있지만, 단순한 짐작, 억측, 과장, 소망, 부정직한 선언, 정치적 수사, 자기 과신, 신비주의 등도 전문가의 이름으로 제시되곤 한다.

비록 미래예측이 대부분 틀리기는 하지만, 어느 개인이나 조직도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존재할 수 없다. 많이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연말에 여러분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 지 몰라서 한 마디 올려본다.

몇년 전 CEO를 대상으로 했던 강의 자료인데, 미래전망과 대안선택의 프로세스이다.

1) 무엇에 관해 전망할 것인지를 선택한다.
2) 해당 사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을 모두 찾아내고, 그 요인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파악한다.
3) 그중, '중요하나 불확실한 요인(important & uncertain)'들에 주목한다.
4) 그 변수들이 지닌 불확실성의 수준에 따라 전망 방식을 선택한다.
5) 불확실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예측(forecasting)'을 수행하고,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고 판단되면 기도를 열심히 하거나 점쟁이를 찾는다. 그도저도 아니라고 판단되면, 미래전망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네 개 정도의 시나리오가 적당하다.
6) 만약 귀하가 CEO라면, 위험부담의 수준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선정한다. 최적 해법(optimal solution)을 택하면, 기대치가 큰 반면 리스크도 크다. 전천후 해법(robust solution)을 택하면, 기대치는 낮지만 리스크가 작다. 상황이 어려울 때는 전천후 해법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전문가는 불확실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 확신을 갖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최소한 세 가지 수준의 화법을 적절히 분별해서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전문가로 간주하기 어렵다.

미래를 다루는 전문가의 가장 중요한 소양은 겸손과 정직이다. 신의 영역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윤영민, FB 201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