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혀야 하는 이유

python스크린샷 몇 년 전부터 내가 일하는 학과의 커리큘럼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목을 넣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그 과목을 수강하도록 조치했다. 동료 교수들 중 어떤 분은 그러한 조치에 반대했다. 사회과학 전공 학생들이 프로그래밍까지 배워야할 이유가 없고, 더구나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몰라도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시대에 컴퓨터 과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프로그래밍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학생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 이상으로 중요한 언어이다. 인문사회과학 전공자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개발자, 공학자,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기술기반의 사회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는 공용어이다. 프로그래밍 문맹자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내 학생들을 프로그래밍 문맹자로 만들 수는 없지 않는가.

학과의 모든 학생들이 2학년 1학기 때 파이썬(Python)이라는 언어를 배운다. 그런데 프로그래밍 수업 담당 교수의 말이 한 학기 수업으로는 학생들이 기초 정도밖에 배우지 못한다고 해서 올해부터는 수업 기간을 1년으로 늘렸다. 그래서 한 학기는 기초, 한 학기는 응용 수준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요즘 막내와 함께 통계학과 프로그래밍(파이썬)을 공부하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게 한 것이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의미에서 잘한 조치였음을 확인하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하려면 프로그래밍하려는 문제나 지식이 논리적으로 아주 정확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문제나 지식이 명쾌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그것을 컴퓨터 언어로 번역할(즉, 코딩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학은 소프트(soft)한 과학이다. 사회적 불평등, 범죄, 사회적 갈등, 협력 등 사회학이 다루는 사회 문제에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불명료한 문제의식이나 엉성한 논리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사회학 전공 학생은 물론이고 전공 학자가 지닌 사회학 지식이 명료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사회학 주제를 가지고 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훈련은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학 전공 지식은 물론이고 지식 자체를 명료하게 갖는 습관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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