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수확

텃밭의 고구마를 수확했다. 봄에 2천원어치 모종을 사다가 심어 여름 내내 줄기를 따서 먹고 가을이 되어 두 버킷이나 되는 뿌리를 선물로 받았다. 이웃이 가져다 준 것들까지 합하면 한 겨울 먹을 만큼의 양이다.

고구마를 온전히 캐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직으로 깊이 박혀 있는 것은 끝까지 조심스럽게 파주지 않으면 끝이 부러져 버린다. 끝이 잘린다고 먹는데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래도 고구마 캐는 기술이 늘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서두르지 않고 꼼꼼이 작업을 해서 그런 건지 작년에 비하면 온전한 것들이 훨씬 많다.

옆에서 함께 작업하던 아내가 무척 좋아한다. 물론 나도 충만된 기분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몇 천원 어치에 불과하지만 우리 스스로 키웠다는 사실 때문일 게다. 10여 년 전에 처음 고구마를 심었을 때는 완전히 실패했다.

세종 때인가 고구마를 대마도에서 처음 들여와 재배를 시작했는데 아마도 나처럼 실패했었던 같다. 임금께서 대마도주에게 고구마 재배 전문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키우기 쉬운 작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작년에 비해 고구마 알이 굵다. 둔덕을 크게 만들었기 때문인가. 이웃이 충고를 해줘서 금년에는 둔덕을 큼지막하게 만들었다. 뿌리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는 이웃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친정에 갔던 아내가 열흘만에 돌아왔다. 더 머물 것이라 예상했는데 갑자기 돌아온 것이었다. 정읍역까지 마중을 나갔다. 100일만에 본 것처럼 반가웠다.

아내가 오니 집에 활기가 넘친다. 혼자 있어도 그래야 하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혼자보다 둘이 있는 게 나은가보다.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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