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구유의 완성

며칠 전 만들어 놓은 구유 천장 외부을 볏짚으로 덮어주기로 했다. 아내의 아이디어이다.

어제 도동댁 추수가 끝난 후 볏짚을 한 손수레 얻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아내가 새끼를 꼬았다. 볏짚을 엮기 위해서이다.

볏짚을 한 웅큼 잡아 지저분한 껍질을 좀 털어내고 가지런히 놓았다. 내가 그것을 조금씩 건네주면 아내가 엮기로 했다.

먼저 끝쪽으로 한 번 엮었다.

그 다음 좀 띄워서 두 번째로 엮었다. 그러면 덮개가 보기도 더 좋고 좀 더 튼튼할 것이다.

덮개를 완성했다. 덮개 만들기와 씌우기는 90% 아내가 했다. 덕재댁이 지나가다 짚 껍질을 말끔이 털어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나는 보조만 했다.

덮개를 만드는 데 거의 하루가 걸렸다. 그래도 마감을 해놓고 보니 비닐로만 덮개를 했을 때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정성들여 보였다.

지인들은 시골에서 심심해서 어떻게 사냐고 하지만 아내와 나는 심심한 적이 별로 없다. 멀리서 보면 매일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자연 속에서의 삶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나는 그다지 열성인 신자가 아니다. 그런데 종교와 관련된 작업을 하다보면 신앙심이 조금은 생기는 것 같다. 신앙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다보면 신앙이 생긴다고나 할까. 종교생활이 그런 게 아닌가 생각된다. 종교 생활이란 신심이 있어서, 결단을 내려서가 아니라 조금씩 실천하다보면 가슴 속에 무언가 생기고 삶에 변화가 오는 그런 어떤 것이 아닐까. (202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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