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급의 학자가 되는 비결

공부하는 사람은 사는 게 그저 단순해야 한다. 학자는 머리로 일하는 사람이지 몸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력에는 한계가 있다. 집중하지 않으면 성취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생각을 깊이 있게 전개하려면 오랜 시간 성찰 대상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생각없이 학문적 성취는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조각난 사고작용으로는 배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 공사다망할수록 정신 활동은 파편화된다.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은 결코 높은 학문적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젊은 날 이 원리를 깨달았지만 나는 그것을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온갖 세상 유혹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자는, 마음은 어린이 같고 생활은 수도승과 같아야 한다.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어진 화두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simple  life. 거기에 유능한 학자가 되는 비결이 있다.

나는 이제야 그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은퇴하고 60대 중반이 되어서야 말이다.  

학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Philosopher(철학자)이다. Philosopher는 그리스어로 philo(love)와 sophia(wisdom)이 결합되어 생성된 말이다. 학문이 아직 분화하지 못했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자가 곧 학자였다.

지금도 서양 학문에는 고대 그리스의 영향이 남아있다. 나는 사회학 박사이지만 공식 학위명은  Ph.D. (Doctor of Philosophy) in Sociology이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들 눈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 박물관에나 가 있어야 할 존재로 보이겠지만, 오늘날에도 학자는 여전히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다시 말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머리에 흰 서리가 내린 지 오랜 지금에야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이라도 학자의 흉내를 내면서 여생을 보내야 이 행성을 떠나면서 미련이 덜 남을 것 같다.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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