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리고 공감….

empathy

아들아, 아빠가 생각할 때 인간이 지닌 가장 고귀한 능력은 공감(empathy)이다. 그것은 남을 측은하게 여기는 동정과는 다르다. 물론 동정도 칭찬받을만한 마음이고 태도이지만 공감이란 그 보다 훨씬 훌륭한 모습이다.

공감이란 얼마 전에 너도 읽었던 <앵무새 죽이기>에서 하퍼 리(Harper Lee)가 썼다시피 “상대의 몸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 다니는 거다.” 그것은 단순히 남의 어려운 상태를 안타까워하고 도움을 주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상대의 입장에 서 보려는 노력이다.

내가 보기에 공감보다 어렵고 훌륭한 태도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을 떠난 저명한 미국의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Roger Ebert)는 “나는 문명의 가장 근본적인 특성이 공감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아빠도 그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은 달리 반신반인이 아닌 것 같다. 두 분의 공감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 뻗쳤다. 온 세상에 있는 타인의 고통을 그대로 함께 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감이 기껏해야 자신의 가족을 벗어나지 못하는 범인으로서는 상상하기 불가능한 놀라운 공감 능력이지. 우리가 예수님이나 부처님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공감이 가족에게만 국한되도록 놔둘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해 말 아빠는 누군가에게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을 일주일에 한번은 만나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다. 그냥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작은 격려라도 되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세월호

언어는 힘을 지니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데 말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순간에는 말보다 행동이 필요하단다.

지금처럼 세월호 비극을 내팽개친다면 우리 나라를 문명 사회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비극을 잊지 않아야 하지만, 그 아픔을 푸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럴려면 행동이 필요하다. 작은 움직임이라도 말이다. (2016/04/16)

글쓴이: 만리거사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정보사회학과의 윤영민 교수입니다.

“세월호 그리고 공감….”의 2개의 생각

  1. 우리 기성세대는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들의 무능으로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켜버렸습니다. 윤교수님의 말씀처럼 공감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 아픔을 어찌해야할 지. 그 학생들에 대한 미안함 마음과 남은 유가족의 가슴속에 깊이 맺혀진 이 아픔을 어찌 공감을 하면서 위로를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관점을 확대해서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해야됩니다. 말로는 그렇게 쉬워보이는 것이 어려운 것도 현실의 한 부분입니다. 윤교수님 말씀처럼 그냥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작은 격려라도 되주고 싶었을 뿐이었다라는 말씀에 공감하면서 뭔가 조그마한 것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 예, 조 교수님.뭔가 해야한다는 마음을 실천에 옮겨야 되는데, 게으른 탓에 아직 실천을 못했네요. 다음 주부터라도 해야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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