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깨끗한 개울을 따라 걸으니 기분이 정말 좋아요.”
함께 산책하던 막내가 즐거워한다. 2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변화가 개울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호영아.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개울의 길이가 얼마나 될 것 같으냐?”
“모르겠는데요. 재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내가 보기에 3km에서 약간 부족할 것 같다. 2.6km에서 2.8km 정도 될 것이다.”
“어떻게 알아요?”
“집 앞 빨랫터에서 이 개울이 끌나는 문화센터까지의 직선 거리가 900m 정도 된다. 거기에 (3.14)를 곱하면 개울의 길이를 구할 수 있다. 농수로로 쓰기 위해 직선으로 만든 부분을 감안해서 100m정도 빼주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왜 를 곱해요?”
“수학자들의 발견에 의하면 완만한 경사를 흐르는 강의 길이는 직선 거리의 이다. 몽골 초원의 구불구불한 강들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오, 재밌네요.”
“그렇지? 수학자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법칙을 찾아서 공식으로 표현하려고 한단다. 우주가 수학적 법칙으로 움직인다고 믿는 것이지.”
“이제 포크래인을 가지고 개울 바닥에 깊이 묻힌 무거운 쓰레기만 치우고 나면 우리 개울은 세상의 어느 나라의 개울 못지 않게 깨끗해질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우리가 산책할 때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새로 버려진 쓰레기를 수시로 치우면 된다. 그러면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 따라 개울이 아주 말끔하게 유지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