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겨울 걱정이다

아침 5시, 실외 온도는 14도, 실내 온도는 23도이다. 집 안팎이 쌀쌀하게 느껴진다.

에어컨을 틀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난방을 시작해야 하나. 작년에는 11월부터 난방을 시작했던 것 같은데. 아직 10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춥다고 느끼다니 기후 변화 탓인가 아니면 늘어가는 나이 탓인가.

전원에 살면 계절 변화에 잘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도 지키고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다. 여름이 되기 전에는 선풍기와 에어컨을 준비해 두고, 겨울이 되기 전에는 겨울을 날 방도를 결정해서 대비해야 한다.

내게 겨울 보내기에는 세 가지 방도가 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리라.

첫째, 벽난로를 사용하는 방안이다. 집에서 재작년까지 쓰던 방법이다. 나름 낭만이 있는 겨울나기인데, 장작 마련이 쉽지 않으며, 시간마다 해야 하는 불관리도 귀찮고 실내에 먼지도 많이 쌓이는 단점이 있다. 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둘째, 약간의 보일러 바닥 난방, 에어컨/온풍기, 전기 난로를 겸용하는 방법이다. 작년 겨울에 사용한 방법이다. 편리하고 청정한 난방인데, 거실 온도를 비교적 낮게(밤 18도 낮 24도 정도) 유지해야 난방비 지출을 적정 수준에 유지하는 단점이 있다. 거실 천장이 높아 실내 온도를 높이면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 6kw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어도 난방용으로 충분하지 않다.

셋째, 사랑채에서 잠자고 식사하는 주 생활을 하고 낮에 안채로 출퇴근 하는 방안이다.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아주 따뜻하게 지내도 난방 비용이 저렴하게 들 것이다. 생활 공간이 좀 비좁다는 게 단점이다. 더구나 둘째가 사랑채의 방 하나를 쓰고 있으니 조금 불편하기도 하다.

난방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 태양광 패널을 3kw 더 설치했으며, 안채의 팔각정 유리를 품질 좋은 페어 유리로 바꾸었고, 사랑채의 지붕 단열을 보강하고, 차고를 작은 거실과 주방으로 전환했으며, 아내의 침실인 작은 방의 바닥 단열을 코르크 재로 보강했다. 때문에 위 세 가지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난방비 폭탄’을 겪을 일은 없을 것이다.

난방비는 큰 집에서 전원 생활을 할 때 가장 큰 도전이다. 큰 집에서 사는 장점을 누리면서 난방비를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하려면 제법 지혜를 짜내야 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는 사랑채에서 겨울을 나면 될 것인데 내가 문제이다. 나는 안채에 바닥 난방 약간 하고 서재에 전기 난로 하나 쓰면 충분할 것이다. 당연히 내복을 입고 양말을 신고 따뜻한 조끼도 걸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장광설을 늘어놓았지만 사실 중형 아파트 관리비 정도면 충분히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다만 은퇴자에게는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이다. 은퇴자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한 생활비 중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빠듯한 은퇴 생활에 이렇게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다. 사는 게 별 것인가.(2020-09-22)

하늘이 열리는 순간

며칠 비가 내린 뒤 화창한 아침이 밝았다. 투명한 햇살을 받고 현관 밖을 나서니 마치 노아의 방주에서 내리는 기분이다. 온갖 꽃과 새소리, 그리고 초록의 향연 속으로 들어간다. 세상이 아직 바이러스의 어두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침은 후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직 구름이 두텁지만 햇살을 막지는 못한다.

아침, 저녁으로 두번 열리는 ‘하늘의 문’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지상에서 천국을 맛볼 수 있는 순간이 아닐런지.

7월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 아침처럼 활짝 맑은 달이 되길 기원한다.(2020-07-01)

눈과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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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암뜰에서 눈사람 만드는 아이들

필암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 하지만 날이 포근하기 때문에 금방 녹아버린다. 그래서 필암에서 눈을 즐기려면 제법 운이 좋아야 한다. 어제 마을에 학생들이 행운과 함께 체험학습을 왔다. 아침에 눈이 많이 내려 필암뜰에서 하늘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위를 걷기도 하면서. 농촌에 사는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혜택은 자연과 더불어 실컷 지낼 수 있다는 점일 게다. 사실 어느 지역의 아이들에게도 자연은 가까이에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필암뜰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눈에 갇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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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암문화원에서 바라본 필암뜰

폭설로 인해 마을 전체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었다. 60평생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을 보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장성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말을 이사온지 4년만에 실감하고 있다.

폭설 때문에 비날하우스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강추위에 어르신들은 무사하신지 모르겠다. 아직 눈이 내리고 있고 오후 3시인데 영하 9도이다. 내일 오전까지는 계속 내릴 모양이다. 아무쪼록 마을 주민들 모두 피해를 입지 않고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눈속의 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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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의 필암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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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의 필암마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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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내리는 필암문화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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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의 필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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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빨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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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의 삼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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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멈춘 필암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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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멈춘 핑암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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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필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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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필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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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필암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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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필암 실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