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라는 이름의 게임(13): 집단지능과 블록체인(5)

비교적 단순한 기술적 요소인 메시 토폴로지(Mesh topology)부터 알아보자.

블록체인은 인터넷 위에서 운영되는 P2P 프로토콜(protocol)이다. P2P(Peer-to-peer) 네트워크는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IP) 위에서 파일을 검색하고 공유하는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수행한다. P2P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컴퓨터들은 P2P 네트워크의 노드로써 클라이언트(client)도 되고 서버(server)도 된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P2P 네트워크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MP3 파일 공유 사이트인 넵스터(Napster)일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네트워크를 구성한 노드들(nodes)은 여러가지 방식–토폴로지(topology)라고 부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 중에서 메시 토폴로지는 기본적으로 노드들이 다른 노드를 거치지 않고서도 서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소위 완전 접속망(fully-connected network)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만 완전접속망인 메시 토폴로지도 있다(아래 그림 참조).

메시 토폴로지 방식의 P2P 프로토콜로서의 블록체인은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1) 블록체인은 분산 원장(ditributed ledger)이다. 거래와 원장에 대해 책임지는 통제나 권위 기구(노드)가 없으며, 모든 노드(참여자)들이 원장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갖는다.

2) 네트워크의 참여자는 누구나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3) 각 노드는 다른 모든 노드들에게 방송(broadcast)이 가능하다. 네트워크 참여자는 누구나 거래 요청이 담긴 블록에 대해 검증 요구와 검증 결과를 참여자들 모두에게 즉각 알릴 수 있다.

4) 설령 일부 참여자(들)가 네트워크에서 탈퇴하거나 노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더라도 네트워크는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5)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데이터에 대해 집단적으로 동의–이 과정을 합의(consensus)라고 부름–해야 정당한 거래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일단 합의를 거친 거래 기록(블록)은 변경될 수 없다.

한 마디로 메시 토폴로지 기반의 블록체인은 중앙집중적 통제를 대신해서 참여자 모두가 거래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나누어 갖겠다는 사상 그리고 중개자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사상이 반영된 교환 네트워크이다. (2018-05-13)

지능이라는 이름의 게임(12): 집단지능과 블록체인(4)

Bitcoi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비트코인(Bitcoin)이 세상에 출현 한 시점이 2009년이니 블록체인(blockchain)은 우리 주위 어딘가에 꽤 오래 존재했던 셈이다.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crytocurrency)와 분리해서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는 어렵다. 블록체인이라는 테크놀로지가 등장한 후 비트코인이 그것의 응용제품들 중 하나로 발명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을 탄생시키는 테크놀로지로 출현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하나의 대체 화폐로 고안되었다. 화폐의 생명은 신뢰(turst)에 있다. 화폐는 근본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하는 매개체(medium)로 출현했지만 현실에서 화폐는 그런 본원적 기능을 넘어서 가치를 평가, 저장, 그리고 확장하는 수단이 되었다.

화폐 재료는 불쏘시기로 쓰이기에도 작은 종이 조각이거나 크게 쓸모가 없는 금속 조각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앙정부–대개의 경우 중앙은행–가 그것에 찍힌 액면 가격에 해당되는 가치를 보증함으로써 화폐는 한 사회가 지닌 신뢰라는 자본의 금전적 표현이 되었다.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의 개발자와 사용자들은 화폐의 생산과 유통을 책임지는 중앙정부(은행) 없이도 충분히 신뢰할만한 통화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암호화폐는, 사용자들 모두가 거래 원장(ledgers)을 공유하고 사용자들의 노력과 암호기술을 결합하여 거래의 위변조를 방지하며 거래의 정당성을 보증해 줌으로써 가치의 교환이 가능한 하나의 통화 시스템이다.  블록체인은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테크놀로지이다.

블록체인은 아래 표에 보듯이 다섯 가지의 요소 기술(element technologies)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해시함수(hash function)가 핵심 기술이다. 거래 원장은 블록과 블록체인으로 구성되는데 그것들 내부의 모든 요소들이 해싱(hashing)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원장에 기재되는 거래자 성명은 공개키로 가명화되고(pseudomized), 거래자는 비밀키로 전자서명을 함으로써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장부의 위변조를 방지한다.

거래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작업증명(proof of work)이 사용되는데, 그것은 해싱에 일정한 난이도를 주고 그 해시(hash 혹은 digest)를 산출하는 어떤 값–논스(nonce)–을 찾아내는 작업을 말한다. 암호화폐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들이 원장을 공유하기는 하지만 완전 노드(full nodes)를 제외한 나머지 사용자–경량 노드(lightweight node)라고 부름–들에게는 아주 간단히 요약된 원장–그것이 머클 루트(Merkle Root)이다–만 블록 헤더에 포함시켜 공유된다.

암호화폐에서 노드들(nodes)–사용자들–이 연결되는 방식은 메시 토폴로지(Mesh topology)이다. 메시 토폴로지는 기본적으로 노드들이 상호간에 ‘완전히 연결된(fully connected)’ 네트워크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 요소 기술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2018-05-12)

지능이라는 이름의 게임(11): 집단지능과 블록체인(3)

이번에는 구글의 검색 엔진을 살펴보자. 내부 개발자가 아닌 다음에는 현재 구글의 검색 엔진이 정확히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구글이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2000년 페이지랭크(PageRank) 알고리즘으로 시작한 이후 계속 갱신되어 왔으며 2013년에 허밍버드(Hummingbird) 알고리즘으로 전환된 후에는 큰 틀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발표에 의하면 검색엔진 알고리즘에는 200여 개의 요소가 투입되고 있다. 외부에 알려진 요소로는, 랭크브레인(RankBrain), 페이지랭크(PageRank), 웹사이트 품질, 검색어의 위치(제목/URL), 검색어의 동의어 존재 여부, 서버의 위치, 컨텐츠 발행 날짜 등이 있다. 그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추측한 다음, 가장 적합한 정보 순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검색결과가 제시되도록 작동한다.(주석 1)

구글의 검색엔진 알고리즘은 계속 진화해 왔지만 구글의 접근방식을 이해하는 데는 아직도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은 크게 변화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구글 검색엔진 알고리즘의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웹페이지의 페이지랭크 (점수)를 계산하는 원리는 아래 식(1)로 간단히 나타낼 수 있다.

웹페이지 A의 페이지랭크 는 기본적으로 웹페이지 A에 링크를 건 웹페이지 B, C, D 등의 페이지랭크[ ]를 합한 것이다. 식(1)에서 나머지 요소들은 그렇게 단순한 합을 점수로 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되었다. (주석 2)

이 식을 곰곰히 살펴보면, 해당 검색어(들)를 갖고 있는 웹페이지의 등급—그것도 링크라는 상당히 엉뚱한 기준을 가지고 매긴—이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 순서를 결정한다(현재는 페이지랭크 외에도 많은 정보들이 고려되어 최종적인 나열 순위가 결정된다). 한 웹페이지의 페이지랭크는 다른 웹페이지와의 관계(링크 여부)와, 그 웹페이지를 링크한 웹페이지의 영향력(페이지랭크)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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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페이지랭크는 일종의 인기도이다. 웹페이지들이 각 웹페이지를 두고 링크(link)를 거는 방식으로 일종의 인기투표를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구글의 검색 엔진이, 웹사이트들(결국 그것은 운영자들)의 지혜를 기술적으로 취합해서 효율적인 정보검색이라는 사용자들의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집단지능임을 의미한다.

IBM의 Chef Watson은 인지적 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요리 아이디어와 요리법이라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숙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이 사례도 대단히 흥미 있지만 생략하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블록체인을 살펴보자.

 

주석 1: 구글의 검색엔진이 변해온 과정을 보려면 MOZ 웹사이트의 Google Algorithm Change History를 참조. 랭크브레인 알고리즘에 관해서는 Search Engine Land blog의 FAQ: All about the Google RankBrain algorithm을 참조.  PageRank에 대한 알기 쉽고 상세한 수학적 설명은 코넬대학교가 운영하는 The Mathematics of Web Search에서 찾을 수 있음. 이 사이트는 PageRank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선형대수(linear algebra)에 대한 설명도 제공함.

주석2: 는 damping factor인데, “어떤 무작위로 웹서핑을 하는 사람이 현재의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가는 링크를 클릭할 확률”이다. 은 모든 웹페이지의 숫자이며, 는 B라는 페이지가 가지고 있는 링크(outbound links)의 총 개수이다. 이 요소들에 대한 쉬운 설명은 ‘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블로그의 “‘쉽게 설명한’ 구글의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을 참조.

지능이라는 이름의 게임(10): 집단지능과 블록체인(2)

초기에 아마존 웹사이트는 전문가들이 작성한 서평과 추천을 게시했다. 그 서평과 추천은 인기가 있었고 책 판매에 상당한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런 방식의 효과에 만족할 수 없었던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고객들 자신의 구매 선호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오래지 않아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은 사람에 의한 추천을 완전히 대체하였다(Mayer-Schönberger & Cukier, 2013).

아마존의  책 추천에는 품목-대-품목 협업 필터링(Item-to-item collaborative filtering)이라는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그것은 기존의 추천 시스템들이 지니고 있던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한 것이었다(Linden et. al., 2003).

예컨대 전통적인 협업 필터링(traditional collaborative filtering)은, 고객들 사이의 상관성(흔히 코사인 유사도를 사용한다)을 구해둔 다음, 어떤 고객이 웹사이트을 방문하면, 그 고객과 가장 유사한 몇 명의 고객들을 추려서 그들이 가장 많이 구입했거나 선호하는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고객들 사이의 상관성은 고객들의 상품 구매 기록과 상품 평가 기록을 가지고 계산한다. 이 알고리즘은, 규모가 작은 웹사이트에서는 그런대로 잘 작동하지만 고객의 숫자가 1천만 명을 넘고 상품의 종류가 1백만 가지를 넘어서면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초래하는 여러가지 문제가 대두된다(Linden et. al., 2003: 76-77).

전통적인 협업 필터링처럼 군집 모형(cluster models)도, 웹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에게 유사 고객들(similar customers)의 선호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한다. 이 알고리즘은, 고객들을 많은 그룹들로 세분해 둔 다음, 새 고객이 방문하면 그를 그 그룹들 중 하나 혹은 몇 개로 분류한다. 그룹들은 군집화 알고리즘이나 비지도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생성된다.

군집 모형은 전통적인 협업 필터링에 비해 큰 규모의 웹사이트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 알고리즘은 전체 고객들의 정보 대신 제한된 수의 그룹들의 정보만으로 추천하기 때문에 추천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Linden et. at., 2003: 77).

이 알고리즘들과는 달리 검색 기반 방법(search-based methods)은,  어떤 고객의 상품 구매나 평가 기록에 근거해서 유사한 상품을 추천한다. 즉, 고객에게 그가 구매했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한 컨텐츠의 동일한 저자, 작가, 감독, 장르 등의 인기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고객의 구매나 평가 기록에 포함된 상품이 소수일 때는 잘 작동하지만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 그러한 상품들을 추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Linden et. al., 2003: 78).

아마존의 품목-대-품목 협업 필터링은 고객들의 경험 데이터를 이용하되, 그것을 상품들 사이의 상관관계로 전환해서 사용한다. 설명을 단순화하기 위해 아마존에 네 권의 책(A,B,C,D)만 있고 사용자가 두 명(사용자 1, 2)만 있다고 하자.

만약 새로운 방문자(사용자 3)가 A라는 책을 보았다면 그에게 어떤 다른 책을 추천하면 좋을까? 아마존의 추천 엔진은 다른 사용자들의 책 탐색 기록 정보를 이용해서 A와 가장 상관성이 높은 책 B와 C를 추천한다.

이 그림은 Software Programming blog의 How does the Amazon recommendation system work?을 손질한 것임.

이 과정을 수학적으로 설명해 보자. <그림 1>에서 사용자 1은 [B, C, B] 순으로 검색했고, 사용자 2는 [C, A, B] 순으로 검색했다. 이 정보를 가지고 품목-대-품목 행렬을 구하면 우측의 상단과 같다. 이 행렬을 가지고 두 벡터(vector) 끼리의 코사인 유사도(Cosine Similarity, CosSim)를 구한다. 아래 식에서처럼 두 벡터의 내적(inner product)을 두 벡터의 노름(norm, 벡터의 크기)의 곱으로 나누어 코사인값을 구하면 된다.

위 식에서 보듯이 두 벡터의 내적은 두 변수값의 곱()의 합이고,  벡터의 노름은 각 변수값의 제곱 합(, )의 양의 제곱근이다.

이렇게 구한 유사도는 –1에서 1까지 값을 갖는다. 코사인 유사도 –1은 두 벡터가 서로 완전히 반대 방향인 경우, 코사인 유사도 1은 두 벡터가 완전히 방향이 같은 경우, 그리고 코사인 유사도 0은 두 벡터가 서로 독립적인 경우를 가리킨다. 정보나 책의 검색에서 빈도가 음의 값을 가질 수 없으므로 코사인 유사도는 0에서 1까지의 값을 갖는다.

위의 경우 아마존의 검색 엔진은 책 A와 코사인 유사도가 가장 큰 책 B와 C를 추천한다. 즉, 아마존 검색 엔진은 사용자가 누구인가에 관계없이 책들의 상관성만 가지고 책을 추천한다.

책들 사이의 상관성은 오프라인에서 이미 계산해 두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책을 비롯한 수많은 상품들을 더욱 빠르고, 더욱 정확하게 추천할 수 있다. 품목-대-품목 협업 필터링은 고객들의 구매, 클릭, 평가 등의 경험을 취합하여 온라인 상품 구매에서 고객들이 안고 있는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지능인 것이다.

단시간 내에 전세계 검색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구글(Google.com)의 검색엔진도 집단지능의 흥미 있는 사례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내친 김에 구글 검색 엔진의 원리도 살펴보자. (윤영민, 2018-05-12)

참고 문헌

Mayer-Schönberger,  Victor, & Kenneth Cukier. 2013. Big Data: A Revolution that will transform how we live, work, and think. Boston: An Eamon Dolan Book.

Linden, Greg, Brent Smith, & Jeremy York. 2003. “Amazon.com Recommendations: Item-to-item collabrative filterning.” IEEE Internet Computing, January-Feburary: 76-80.

지능이라는 이름의 게임(9): 집단지능과 블록체인(1)

‘지능이라는 게임’ 시리즈 포스팅의 (1)부터 (8)은 유기적 지능(organic intelligence)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고, 기계적 지능(mechanical intelligence)에 대해서도 약간 언급했다. 기계적 지능에 관해서는 나중에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라는 소주제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현대적 지능의 세 번째 유형인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에 논의해 보자.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블록체인을 집단지능의 하나로 보고 있고, 학교 수업에서 블록체인을 다루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이다.

Collective Intelligence — Steemit

사회적 지능의 대표적인 모습은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 흔히 집단지성이라고 불림)이다. 집단지능은, 많은 사람들의 정보, 지식, 지혜, 추정, 혹은 판단을 모아서, 혹은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 기여를 통해서 공동의 관심사 혹은 문제에 대한 해결을 도모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산학에서는 집단지능을 응용 프로그래밍의 하나로 보고 있다. 그 예로 Programming Collective Intelligence 을 참조하시오.)

그렇게 정의하면, 모든 사회조직은 집단지능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국가, 기업, 시민단체, 이익단체, 마을 공동체 등이 모두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적 노력이라는 점에서 집단지능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적 집단지능에는 과학기술(technology)이 추가된다. 많은 사람들의 기여를 취합하거나, 조정하고, 나아가 그 결과를 제시하는데 과학기술이 적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집단지능은 사회적 지능이라기보다 사회-기술적 지능(socio-technological intelligence)라고 분류하는 편이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집단지능의 변천을 추적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인터넷을 이용한 집단지능의 효시로는 아마도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University of Iowa)의 교수진이 운영하는 Iowa Electronic Markets (IEM)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소위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의 효시이기도 하다(예측시장의 훨씬 흥미있고 대중적인 사례로 Hollywood Stock Exchange, HSX가 있음).

IEM에서 참가자들은 소액의 돈으로 해당 선거의 후보에 해당하는 주식을 산다. 실제로 해당 선거가 끝나면, 선거 결과에 따라서 배당을 받는다. 당연히 자신이 구입한 주식에 해당하는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면 배당이 된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선거 결과를 예측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배팅(?)한다. 그리고 IEM 시스템은 그것들을 기술적으로 취합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한다.

IEM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대통령, 정당의 대통령 후보, 주지사, 상원의원, 하원의원, 시장 등 각종 공직자 선거에 대한 주식거래가 이루어졌고, 선거 결과를 예측했다. IEM의 예측 성공률은 상당히 높아 유명 여론조사 기관들의 출구조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관련 논문을 참고하시오).

리눅스(Linux)는 집단지능의 대표적인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마도 상업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추천엔진(recommenders)만한 집단지능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특히 Amazon.com의 추천 시스템은 이전의 추천 시스템들과 달리 대규모의 쇼핑몰에서도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이 입증되었고, 음악이나 영화 사이트, 인터넷 쇼핑몰 그리고 SNS까지 너도나도 유사한 추천엔진을 도입해서 고객들에게 ‘개인화’ 서비스 혹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아마존 추천엔진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를 살펴보자. (윤영민, 2018-05-11)

인공신경망과 뇌의 뉴런: 정확한 유추가 필요

전산 전문가들이 펴낸 딥러닝(Deep learning)이나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저술을 보면 인공신경망을 인간의 신경세포와 비교해서 설명할 때 다소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둘 사이의 유추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한 전산학자의 최근 저서를 보면 인공 뉴런과 인간 뇌의 뉴런을 다음과 같이 비교해 설명했다.

오창석. 2018. <딥러닝을 위한 인공신경망>. 내하출판사. 41쪽.

우선 입력이 수상돌기에 해당되는 값으로 그려져 있는데,  잘못된 서술이다. 입력은 시냅스-전-뉴런(presynaptic neuron)의 축삭종말(axon terminal)에 도달한 신호(신경 자극)로 보는 편이 훨씬 정확할 것이다. 그것이 축삭종말에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로 바뀌어 시냅스 틈(synapse cleft)에 분비되고, 그것이 시냅스-후-뉴런(postsynaptic neuron)의 수상돌기의 수용체들(receptors)에 달라 붙어서 시냅스-후-뉴런의 이온 수용체를 여는 것까지가 시냅스(synapse)에 해당된다. 그림에서 연결강도라고 표시된 부분이다. 그런 다음 시냅스-후-뉴런의 수상돌기에서 신경전달물질은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로 바뀌게 되는데 그 부분에 해당되는 과정은 그림에 없다. 그림에 세포체라고 표시된 부분은 축삭(axon)이다. 표시가 잘못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공 뉴런의 노드에 해당된다. 세포체는 여러 수상돌기로부터 들어온 활동전위를 합산하고 그것이 역치(threshold value)를 넘으면 신호를 전달해야 된다고 판단하고 축삭을 향해서 활동 전위를 발사한다. 그 활동 전위가 위 그림에서 인공 뉴런의 출력에 해당된다. 그림에 ‘축삭돌기’라는 표현이 있는데 영어 이름은 axon terminal로 ‘축삭종말’이라고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되며 그것의 위치도 축삭의 맨 끝 부분(위 그림에서 오른쪽 끝의 T 자 모양)이 맞다.

혼란을 바로 잡기 위해 다시 정리해 설명해 본다. 아래 그림은 한 개의 인공 뉴런이 작동하는 과정을 간략히 모형화한 것이다. 맨 왼쪽의 상자들은 여러 개의 입력값을 나타낸다. 그것들은 각각 다른 가중치(weight)를 지닌 경로를 통해서 노드(node)에 들어온다. 노드에서는 각 입력값과 가중치의 곱이 합산되고, 활성함수를 통해서 나온 값이 역치를 넘으면 산출값을 내놓는다.

artificial neural network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런데 이러한 과정을 인간 뇌에서 발생하는 뉴런과 시냅스 사이의 신호 전달에 비교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다시 이 그림을 갖고 작동 순서대로 서술한다.

인공뉴런의 입력값()은 시냅스-전-뉴런의 축삭종말(axon terminal)에 활동 전위 형태로 전달되는 신호들의 값(강도)이다. 가중치()는 시냅스 가중치(synaptic weight)에 해당되는데, 그것은 시냅스-전-뉴런의 축삭종말에서 시냅스 틈으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이나 시냅스-후-뉴런의 수상돌기에 형성된 수용체들의 수효(이것은 수용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결정한다)에 의해 결정된다. 시냅스 후의 값()들은 시냅스-후-뉴런의 수상돌기를 통과되는 신호들의 값(세기)를 나타낸다. 그것들은 세포체(cell body)에서 합산되고, 그 총합(sum)이 역치를 넘으면 신호가 다음 뉴런에 전달되도록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 형태로 축삭(axon)을 향해 발사된다.

강화학습이 일어나는 경우 인공뉴런에서는 역전파(backpropagation)의 방법으로 가중치들이 조정되고 더 정확한 산출값을 내놓게 된다. 인간 뇌에서는 만약 동일한 자극이 반복적으로 전달되거나 보상예측오류(reward prediction error)가 발생할 경우, 동일한 자극에 대해 신경전달물질이 더 많이 분비되거나 수상돌기에 더 많은 수용체가 형성되어  더 효율적으로 신경전달물질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시냅스 가중치가 변화된다.

전산 서적들에서 이러한 유추가 보다 정확히 사용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윤영민, 2018-04-23)

SF 영화 속 인공두뇌, 과연 개발될 수 있을까?

ex machina brai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영화 Ex Machina에서 AI인 엑스 마키나의 머리에 들어갈 인공두뇌를 보여주는 장면.

인간의 두뇌가 지구상의 어떤 물체보다도 복잡하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아직 두뇌와 지능을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고, 그것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도전은 더 더욱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egence)은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이나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처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되고 있지만, 수십년 이내에 엑스 마키나처럼 인간에 버금가거나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AI 로봇, 혹은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에서처럼 인간의 두뇌-지능이 업로드된 슈퍼컴이 출현할 가능성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

transcendence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에서 과학자 윌(조니 뎁 연)의 뇌가 슈퍼컴에 업로드되는 장면.

인공신경망 같은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구현되는 현재의 폰 노이만 방식의 컴퓨터는 인간 두뇌와는 비교가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낮은 기술 수준이다. 슈퍼컴이라는 고성능 컴퓨터라고 별로 다르지 않다.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유연성도 없으며, 덩치도 무지하게 크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전기를 사용하며, 작동 과정에서 열도 많이 발생한다. 그 때문에 트랜지스터 집적 기술, 배터리 기술 개발, 신소재 개발 등에 엄청난 재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그러한 발전 방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추구되어온 방향 중 하나가 인공두뇌(artificial brain)의 개발이다. 인공 지능이 계산, 학습, 기억, 의사결정, 예측 등과 같은 두뇌의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모방하려는 노력이라면, 인공두뇌는, 최대한 인간 두뇌와 닯은 물체를 제작하여 거기에서 지능이 스스로 발현되게 하려는 시도이다.

인공두뇌 연구자들은 두뇌-지능의 핵심을 뉴런(neuron)과 시냅스(synapse)의 결합으로 본다. 학습, 기억, 종합, 판단, 예측 등과 같은 지능이 뉴런과 시냅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두뇌(artificial brain)이란 인공뉴런(artifical neuron)과 인공시냅스(artificial synapse)로 구성된 물체이다.

스위스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인공 뉴런의 모습.

2015년 스위스의 Karolinska Institutet의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기적 뉴런과 연결되어 작동할 수 있는 인공 뉴런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발표에 따르면 그 인공뉴런에는 바이오센서(amperometric biosensors)와 유기 전자 이온 펌프(organic electronic ion pumps)가 부착되어 있어, 한쪽 끝에서 인간 뉴런으로부터 화학적 신호를 받으면 그것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어 전달할 수 있으며, 다른 끝에서 그것을 다시 화학물질로 바꾸어 다른 뉴런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다고 한다(Simon, et. al., 2015; Wenz, 2015). 문제는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생물체의 뉴런에 비해 아직 크기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금년(2018년) 1월 Science Advances지에 더욱 획기적인 연구가 발표되었다. 미국의 국립표준연구소(NIST)의 연구팀은 인간의 뇌처럼 학습을 할 수 있는 인공두뇌를 구현했다고 발표했다(Schneider, et. al., 2018). 그 인공두뇌 속의 시냅스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처럼 시냅스 가중치가 바뀔 수 있는 가소성(plasticity)을 갖고 있다.

쉬나이더 박사 연구팀은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에 자성을 지닌 나노입자들(magnetic nanoclusters)을 절연체(barrier)로 사용하였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연구팀은, SFQ(Single Flux Quantum) 초전도체(superconduct)로 시냅스 전 뉴런을  만들고,  SQID(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 초전도체로 시냅스 후 뉴런을 구성하였다.

출처: Schneider, et. al.(2018)

이 인공뉴런에서 획기적인 점은 절연체(JJ synapse)가 마치 인간 두뇌의 시냅스처럼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첫째, 시냅스 전 뉴런에서 일정한 역치(threshold value) 이상의 전류가 흘러들어오면 전류가 절연체를 통과해서 시냅스 후 뉴런으로 흐르며, 둘째, 절연체에 전류 펄스를 반복해서 가하면 자기장(magnetic field)이 형성되고 그 영향으로 나노입자들이 점차 한 방향으로 정렬되면서 전류의 역치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인간두뇌에서 뉴런의 수상돌기에 들어오는 자극이 강하면 신호가 다음 뉴런으로 전달되고, 동일한 자극이 수상돌기에 반복적으로 들어오면 시냅스 전 뉴런의 (축삭 종말의)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이 늘거나 시냅스 후 뉴런의 (수상돌기에) 이온 수용체의 수효가 늘어서 시냅스 가중치(synaptic weight)가 커지는 현상과 유사한 모습이다.

이 인공두뇌는 초전도체로 구성되어 극저온에서 저항없이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으로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그 인공두뇌는 초당 10억회의 전기신호를 전달할 수 있으며(인간두뇌는 초당 50회 정도를 전달), 그 작동에 아주 소량의 에너지만사용된다.  그리고 그 인공시냅스의 직경은 10 마이크로미터(1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인간의 뇌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인공두뇌의 개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Reardon, 2018).

그러나 리어돈(Reardon, 2018)이 지적하듯이, 복잡한 컴퓨팅을 위해서는 수백만 개의 인공시냅스가 필요할턴데, 과연 인공두뇌의 규모가 그렇게까지 확대될 수 있을 지 아직 미지수이고,  그 인공시냅스들이 절대 영도(섭씨 – 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액체 헬륨을 사용해서 냉각되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스마트폰처럼 소형으로 구현되기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artificial brai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 두 가지의 획기적인 연구만 보더라도 인간의 뇌에 비견될 수 있는 인공 두뇌가 개발되기까지는 많은 장애가 극복되어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지 누구도 알 수 없다.

1980년대 후반 절대 영도보다 상당히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체가 되는 물질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조셉슨 효과를 이용한 ‘초전도체 컴퓨터’가 10년 이내 발명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김두희, 1988). 그러나 그 후 30여 년이 흘렀지만 아직 초전도체 컴퓨터가 출현했다는 소식은 없다. 위에서 소개한 미 국립표준연구소 연구팀의 발견이 초전도체 기반의 신경컴퓨터–즉, 인공두뇌–의 등장을 크게 앞당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공두뇌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또 한 세대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SF 영화에서 보는 로봇에 장착될만한 인공두뇌가 제작되려면 과학자들은 이미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훨씬 더 먼 길을 가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윤영민 2018-04-22)

뉴런-시냅스에서의 정보 전달

인체의 신경계(neural system)는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등 감각기관을 통해서 감지된 신호(자극, 정보)가 두뇌에 전달되고 두뇌의 대응 지시가 다시 감각기관에 전달되어 우리의 신체가 내외부에서 받는 신호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신체 내의 체계이다. 신경계의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세포가 뉴런(neuron, 신경세포)이다. 뉴런이 다른 뉴런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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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의 세포체(cell body)는 두 가지의 연장체(extension)를 지니고 있다.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상돌기(dendrite)와 다른 뉴런에게 신호를 내보내는 축삭(axon)이 그것이다. 수상돌기는 통상 짧지만 축삭은 긴 경우 1 m 이상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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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돌기에는 이온 수용체들(ion receptors)이 달려 있다. 시냅스 전 뉴런(presynaptic neuron)의 축삭 종말에 활성 전위(action potential)가 이 도달하면 거기에서 글루타민산염(Glutamate)이 방출되고 그것은 시냅스 후 뉴런(postsynaptic neuron)에 해당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이온 수용체가 열리도록 작용한다. 만약 시냅스 전 뉴런이 흥분 뉴런(excitory neuron)이면 나트륨을 받아들이는 이온 수용체가 열려서 나트륨()을 받아들이며, 그렇게 되면 수상돌기 끝에서 막탈분극화(membrane depolarization)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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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태(resting state)에 있던 수상돌기 멤브래인(membrane)의 전극은 세포 안쪽이 음극(-), 세포 바깥쪽이 양극(+)으로 되어 있는데, 이온 수용체가 열려서 양극의 나트륨 이온이 경계막 안쪽으로 흘러들어오면 막탈분극화가 일어난다. 점점 양쪽의 전극이 약화되고 종래에 경계막 안쪽은 양극(+)으로, 경계막 바깥쪽은 음극(-)으로 바뀐다. 그러면 옆쪽 부분의 전극이 아직 음극(-)이므로 전위차가 발생하고 신호 이동이 일어난다. 그런 다음 옆쪽 이온 채널이 열리면 그곳에도 나트륨 이온이 경계막 안으로 흘러들어오고 그곳에서도 막탈분극화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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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에 신호 전달을 마친 부분에서는 이온 채널을 통해서 칼륨() 이온이 경계막 바깥으로 배출되며 경계막 내부가 다시 원상태인 음극으로 되돌아가는 막재분극화(membrane repolarization)가 일어난다.  [만약 시냅스 전 뉴런이 억제 뉴런(inhibitory neuron)이면 염화이온(chloride ion, )이 배출되며 시냅스 후 뉴런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온 수용체가 열려서 수상돌기 끝에서 막분극화를 강화하여 막탈분극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작아진다. 즉, 신호가 전달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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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수상돌기에서 세포체로 신호가 전달되며, 신호가 충분히 강하면 세포막에서 축삭으로 신호가 전달되면서[여러 수상돌기로부터 온 신호가 합쳐져서 충분히 강하면 축삭소구(hillrock)에서 활성 전위(action potential)가 발사된다] 막탈분극화-막재분극화가 반복되고 종국에 활성 전위(신호)가 축삭 종말(axon terminal)에 도달한다. 축삭 종말에서 신호가 전달되면 주머니에 쌓여 있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시냅스 틈(synapse cleft)으로 분비되며, 그것이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에 있는 수용체(receptors)에 붙으면, 흥분성 전위인 경우 이온 수용체를 열어 탈분극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위에서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그리고 거기서 또다른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된다.

(윤영민, 2018-04-13)

지능이라는 이름의 게임(8): ‘창조주’가 되고 싶은 인간

인간에게 마지막 남은 미지의 영역은 아마도 생명일 것이다. 생존의 관점에서두뇌-지능은 생명과 가장 근접해 있는 영역이다. 두뇌-지능을 해독하면 인간(인간 대신 A.I.일지도 모른다)은 결국 생명이라는 수수께끼마저 완벽하게 풀어버릴 지도 모른다. 그것이 언제쯤일 지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인류는 이미 지능적인 기계(intelligent machines) 만들기 경쟁을 시작했다. 연구소와 기업들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혹은 인공지능(A.I.)을 응용한 상품 개발에 질주하고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스피커, 세탁기, 청소기, 가사 로봇 등등. 아마도 원하던 그렇지 않던 그 경주의 종착역은 ‘창조주(creator)’ 게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능, 두뇌, 생명의 창조 말이다.

최근에 발표된 Tie-Jun Huang 북경대 교수의 논문, “Imitating the Brain with Neurocomputer”(Internation Journal of Automation and Computing, 2017/10)는 정확히 그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 이 논문을 참고하면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두뇌(artificial brain), 그리고 인공 생명(artificial life)에 대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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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http://news.mit.edu/2009/ai-overview-1207

Huang 교수는 컴퓨터과학이 자율적(autonomous)이며 범용인(general) 인공지능–그의 표현으로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을 추구한다고 전제한다. 그의 주장이, A.I.에게 결코 자율성을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이대열 교수의 주장과 출발부터 충돌하는 것이다. 그리고 AG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능(intelligence)의 모사가 아니라 두뇌(brain)의 모사에 연구를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득세하고 있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그리고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7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컴퓨터과학의 대세가 되어온 폰노이만(Von Neumann) 컴퓨터라는 패러다임 내에 있다.

1945년 존 폰노이만(John von Neuman)은 “First Draft of a Report on the EDVAC”이라는 논문 초고를 몇몇 지인들에게 돌렸다. 그 글에는 그 후 70년 이상 컴퓨터의 구조를 규정하는 설계가 제시되어 있었다. 폰 노이만이 논란의 여지없는 천재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그 저술이 세상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 초고 논문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으리라.

폰 노이만 구조는 중앙처리장치(CPU), 저장장치(memory), 연결 통로(bus), 입출력 장치(I/O)로 구성된다. CPU는 데이터와 명령(instructions, 곧 소프트웨어)를 메모리로부터 불러내어 연산을 수행한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는 동일한 메모리에 저장되고 동일한 버스로 이동한다.그 글에서 폰 노이만은 자신이 고등동물 두뇌의 작동 원리를 모방하여 컴퓨터의 구조를 설계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특히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작동 원리를 단순화하여 진공관을 이용한 디지털 컴퓨터 설계에 적용하고 있음을 논문 곳곳에서 서술하고 있다(초고의 원문을 보려면 다음을 클릭: edvac.pdf).

폰 노이만은 복잡하고 지루한 수학 연산을 인간 대신 수행해 줄 기계를 구상했다. 폰 노이만의 설계에 따라 탄생한 디지털 컴퓨터는 지난 70여 년 동안 CPU와 메모리 칩이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 집적으로 바뀌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의 버스가 구분되었으며, 엄청난 컴퓨팅 파워와 처리 속도를 구가하게 되었고,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수학 연산을 넘어 문자, 이미지, 심지어 동영상까지 처리하고, 소형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유무선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온갖 정보기기들이 연결되면서 놀라운 변신을 해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그것들에는 아직 기본적으로 폰 노이만의 설계가 유지되고 있다.

폰 노이만은 스스로 그렇게 표현하기도 했지만 생물의 신경세포 시스템을 유추(analogy)적으로 사용해서 컴퓨터를 만들었다. 즉, 그는 신경세포 시스템을 추상화시켜 도출한 몇 가지 원리를 가져다 사용했을 뿐 신경세포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모사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사실 당시로서는 인간 두뇌에 대한 지식도 짧았고, 그것을 구현해 줄 기술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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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https://www.tutorialspoint.com/artificial_intelligence/artificial_intelligence_neural_networks.htm

그런데 Huang 교수는 물론이고 인공 두뇌(인공 지능과 혼동하지 말 것)를 연구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은, 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Alan Turing)에서 출발한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잘못된 방향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제기하는 비판의 근거는 무엇보다 그들이 인간 두뇌가 어떻게 지능을 생산하는 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방식으로 AGI(그것은 strong AI라고 부르기도 함)를 발명하려면 인간 두뇌와 지능을 완전히 해독해야 하는데, 그것은 1백년 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능을 만들기(making intelligence)” 위해 먼저 “지능을 이해하기(understanding intelligence)”는 크게 잘못된 접근이라는 것이다. 전자가 후자보다 더 쉬운 작업인데, 후자를 먼저해야 한다면, 그것은 어려운 작업을 먼저 해결한 다음 쉬운 작업을 해결하겠다는 논리적 오류에 빠지는 일이라는 비판이다. 그는 심지어 그러한 접근이 말 앞에 수레를 연결하는 것만큼이나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대안으로 그는 모방주의(imitationalism)를 주창한다.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을 통해서 인간 두뇌의 물리적 구조를 밝히고 그것을 모방한 기계를 만들어 가자는 주장이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간 두뇌-지능을 이해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인간 두뇌의 생물학적 신경세포 시스템과 동일한, 혹은 그것과 최대한으로 유사한 물리적 구조를 지닌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 모방주의 접근의 핵심 과업이라고 주장한다.  그 물리적 모방 엔지니어링(physical imitation engineering)의 목표는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기능을 모사할 수 있는 초소형 기기를 개발하여, 궁극적으로 아주 소규모의 물리적 공간과 적은 전력 소모라는 조건 아래에서 인간 두뇌급의 신경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경 컴퓨터(neuromorphic computer, 간략히 neurocomputer)라고 불리는데, 그것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이미 상당히 진척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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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https://www.slideshare.net/SamMbc/ibm-truenorth

그에 의하면, 2008년 미국의 DARPA(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는, 1kW의 전력만을 사용하면서(인간 두뇌는 약 30 와트의 전기를 사용함) 인간 두뇌의 신경세포와 같은 수준의 능력을 지닌 전자 기기를 개발하도록 IBM과 몇 개의 대학에 1억달러의 연구기금을 제공하였고, 2013년 유럽은 1억 유로 이상을 투입하여 정보기술과 생명과학을 결합하는 인간두뇌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으며, 같은 해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12년 내에 인간 두뇌의 역동적 지도를 그리겠다는 BRAIN Initiative에 45억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실제적인 성과도 가시화되어서, 2014년 8월 Science 지에, IBM은 1백만개의 (인공) 신경세포와 2억5천6백만개의 (인공) 시냅스로 구성된 트루노스(TrueNorth)라는 신경칩(neuromorphic chip)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5년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20만개의 신경세포와 5천만개의 시냅스를 8인치 웨이퍼에 집적하는데 성공했다. 신경컴퓨터는 300억개 이상의 신경세포와 3조개 이상의 시냅스로 구성된 인간 두뇌에 비하면 아직 유아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신경컴퓨터 연구자와 개발자들은 인공신경망이나 인공지능에 비해 신경컴퓨터가 훨씬 빨리 AGI를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출전: http://www.scinexx.de/diaschau-117.html

신경컴퓨터 연구자들의 대전제는 기능(function)이 구조(structure)에서 나온다는 명제이다. 그것은 인간 두뇌의 신경세포와 시냅스와 최대한으로 유사한 물리적 구조를 지닌 지능적 기기–즉, 신경컴퓨터–를 개발하면 인간 두뇌급의 지능이 그것으로부터 창발되고(emerging)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다.

인공생명(artificial life, A-life)은 인공지능이나 인공두뇌와는 크게 다른 수준의 게임이다. 그것은 신경세포(neuron)가 아니라 신경세포의 세포핵(nucleus) 내부에 존재하는 RNA, DNA, 그리고 단백질을 스스로 창조하는 RNA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도전이다. 그것은 생명을 모방하는 객체를 만드는 일일 수도 있고, 진짜 생명체를 창조하는 일일 수도 있다. 인공생명 연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폰 노이만–컴퓨터의 구조를 창안한 바로 그 폰 노이만–은 인공생명 연구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인공생명에 대한 연구가 더 일찍 발달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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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http://www.maxxtexx.de/dna-dient-als-erfahrungs-speicher-fuer-nachkommen/

폰 노이만은 생명의 핵심이 자기복제(self-reproduction)에 있다고 이해했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오늘날 자기복제가 가능한 컴퓨터 바이러스는 하나의 인공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은 진짜 생명이 아니라 생명의 흉내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인류를 위협할 정도이지만 인공적으로 창조된 생명체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RNA, DNA,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세포핵을 지닌 생명체인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자신을 의식하며, 성장하고 진화하고, 자신을 재생산하는 위대한 모습을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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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https://hubpages.com/education/inspiringpeople

인공생명의 연구와 개발은 아직 인공지능은 말할 것도 없고 인공 두뇌의 연구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20~30년 후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기계의 두뇌가 인간의 두뇌를 넘어서는 시점–을 지나고 나면 인공지능, 인공 두뇌 그리고 인공생명에 대한 연구는 인간 자신이 아니라 A.I.나 인공두뇌에 맡겨질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인공 생명, 나아가 생명의 창조의 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그 시점이, 인간이 진정한 창조주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그런데, 그런데…. 과연 그것이 인류에게 축복일까 저주일까? 페이크 뉴스(fake news) 정도로 크게 흔들리는 인간 문명이 과연 인공지능, 인공두뇌, 그리고 인공생명을 사회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다음에는 이 문제를 생각해 보자. (윤영민, 2018-02-26)

<참고 문헌>

Huang,  Tie-Jun. 2017. “Imitating the Brain with Neurocomputer”, Internation Journal of Automation and Computing 14(5). Pp.520-531.

von Neumann, John (ed. by Michael D. Godfrey). 1945. “First Draft of a Report on the EDVAC.”  http://history-computer.com/Library/edvac.pdf